일본의 세계 최첨단 상용 재처리시설
대표적인 에너지 자원빈국인 일본이 원자력기술 자립을 통한 국가에너지 자립을 추구하면서 경제적 및 정치외교적으로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최첨단의 사용후연료 재처리 시설이 곧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폭 피해의 경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원자력 기술자립을 추구해온 일본은 미국과 프랑스에 이은 세계 제3위의 원자력발전 대국이다.
2007년 현재 55기의 원전을 운영하면서 총 전력의 약 30%를 원자력이 담당하고 있다.
지속적인 원전 건설 추진과 함께 일본은 완벽한 핵연료주기 기술자립을 외치며, 관련 기술 및 시설 건설을 꾸준하게 추지해 왔다.
원자력발전의 원료가 되는 우라늄은 우라늄 광산에서 채굴된 후 정련, 변환, 농축 등 다양한 공정을 거쳐 연료 집합체로 가공되어 원자로에 장전된다.
발전이 끝난 후 발생되는 사용후연료에는 연소가 덜 된 우라늄이나 핵분열 과정에서 새롭게 생긴 플루토늄과 같은 물질이 들어 있는데, 재처리 과정을 통해 이를 회수하여 원자력발전의 연료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전 과정을 핵연료주기라고 하는데, 일본은 핵연료주기의 핵심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과 사용후연료 재처리시설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지난 1992년부터 우라늄 농축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한데 이어, 다음해인 1993년에는 많은 노력과 공을 들인 끝에 사용후연료 재처리시설 착공식을 가질 수 있었다.
일본의 핵연료주기 기술 및 시설 호가보계획은 195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1956년 원자력 개발과 이용에 관한 정책을 기회 및 심의 결정하는 기관으로 발족된 원자력위원회가 원자력 행정의 기본정책인 ‘원자력 개발이용 장기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장기계획에는 고속증식로의 개발과 사용후연료의 재처리, 플루토윰 연료의 이용이라는 핵연료주기 정책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1971년 일본은 고속증식로 실험로인 ‘조요’를 건설하고, 1994년에는 원형로인 ‘몬주’가 임계에 도달 했다.
한편, 커터 행정부 시절 미국은 엄격한 핵비확산 정책을 추진하면서 전 세계에 재처리시설 확보 금지를 요구했으나, 일본은 흔들리지 않고 각종 외교력을 동원하여 재처리시설 건설을 추진했다. 1977년 실험시설 성격인 도카이무라의 재처리시설을 가동한데 이어,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 원자력단지에 상용 재처리시설의 건설을 시작했고, 그로부터 14년 만인 2006년 3월에 사용후연료를 실제로 처리하는 시험가동을 시작했다.
일본의 10개 전력회사가 공동출자해서 만든 로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은 연간 800톤의 사용후연료를 재처리할 수 있다. 세계 최첨던의 이 시설의 건설비는 약 2조 1400억 엔, 우리나라 돈으로 약 19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로 알려지고 있다.